부딪히다 부딪치다 구별/차이

어떤 물체에 부딪히면 부딪히다 또는 부딪치다 라는 말을 쓰게 됩니다. 그런데 여러분은 부딪히다와 부딪치다 이 두 가지 말의 뜻에 대해 정확히 알고 구별할 수 있으신가요? 뜻만 잘 알고 있어도 유식해 보일뿐 아니라 적절한 상황에 쓰는 말로 문장의 품격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.

[부딪히다]

유의어 : 봉착하다 / 마찰하다 / 부딪치다 / 부닥치다 / 직면하다 / 치이다
용언의 어간에 사동이나 피동 접미사 등이 결합한 말은 부딪다에 피동 접미사인 ‘-히’를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어간을 밝혀서 쓰면 됩니다.
예로는 친구와 골목길에서 부딪혔다, 경영난에 부딪히다,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고 말았다 등이 있습니다.

[부딪치다]

유의어 : 때리다 / 들이받다 / 만나다 / 마주치다 / 박다 / 맞부딪치다 / 부딪히다
때때로 부디치다라고 쓰는 경우도 있지만 표준어는 부딪치다입니다.
예로는 고의로 부딪친 것이다, 그와 직접 부딪치는 건 피하고 싶다, 빗길에 자전거가 자동차와 부딪쳤다 등과 같이 쓰입니다.
사실 맞춤법상으로만 보면 두 단어 다 틀리진 않았습니다. 그러나 쓰이는 상황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.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 것이 적절한지 보려면 부딪히다 부딪치다 이 두 단어에 관련된 이론적 부분을 알면 도움이 됩니다.

부딪히다 부딪치다 차이?

'부딪다'를 강조하는 '부딪치다'는 능동사이고 '부딪히다'는 '부딪다'의 피동사입니다. 다시 말하면 능동과 수동에 따라서 구분되는 것입니다.
이 두 단어는 마주대거나 맞닿다 라는 의미의 ‘부딪다’에서 파생된 말입니다. 발음도 살짝 다릅니다. 부딪히다는 [-디치-], 부딪치다는 [-딛-]입니다. 부딪치다는 강세 접사인 ‘-치’가 들어갔으므로 주체가 한 행동을 강조하는 한편 부딪히다는 피동 접사인 ‘-히’가 들어갔으므로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없는 주어가 사용되었을 때 쓰게 됩니다.
다만 의미상 주어가 부딪는 행위를 당했을 때는 부딪히다를 쓰는 것이 맞고, 주어가 능동적으로 부딪는 행위를 했다면 이때는 부딪치다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.
이해하기가 조금 어렵겠지만 의미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서술어로 써주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. 그러나 단순히 주어가 의도가 있는지 없는지로 구분한다면 정확하게 해석하는 데 종종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. 예문을 살펴보며 예시를 한번 볼까요?

부딪히다 부딪치다 예시

[트럭과 승용차가 부딪쳤다]

여기서 행동의 주체는 트럭이나 트럭은 인격이 아니기 때문에 의도를 가지고 승용차에 부딪힌 것은 아닙니다. 의도가 없으니 피동인 부딪혔다를 쓰는 게 맞지만 실제로는 부딪쳤다를 써야 조금 더 자연스럽습니다.
이런 상황에서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. 부딪히다는 일방적일 때, 사고 또는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경우를 말하고 부딪치다는 능동적일 때, 양쪽이 동시에 움직였을 때 사용하면 조금 더 적절합니다.
주체가 어떤 사물에 가까이가서 부딪힌 경우, 양쪽이 서로 부딪는 상황일 경우 부딪치다가 적절하고, 움직이지 않는 주체에 무엇인가 다가와서 부딪는 상황에는 부딪히다가 적합합니다.

[머리가 벽에 부딪쳤다]

[문을 열다 머리를 부딪쳐 넘어졌다] [아이와 부딪칠 것 같아 속도를 줄였다] . 이 두 상황은 주체인 ‘나’는 움직였으나 벽이나 냉장고는 움직이지 않았고 그것들이 갑자기 다가올 수도 없기 때문에 부딪치다를 쓴 것입니다.
일방적으로 내가 속도를 내서 아이와 부딪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고 예시에서 주체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. 그래서 이 떄는 부딪치다를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.

[한눈팔다 선생님과 부딪혔다]

위의 문장에서는 아이가 움직이고 있었는지 아니면 움직이지 않은 상황인 지 알 수 없습니다. 아이는 가만히 있고 선생님과 부딪힌 걸 수도 있고, 아이가 한눈을 팔며 움직이다 선생님과 부딪칠 수도 있습니다. 따라서 이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쓰면 됩니다.

지금까지 부딪히다, 부딪치다의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. 두 말 모두 어느 때나 쓸 순 있지만 뜻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구분하여 사용하시기 바랍니다.